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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동차와 여행정보

오래된 친구같은 나의 차가 이제는 힘들어 합니다.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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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레스 블로그의 매거진 WP에 선정되었다는 말씀을 듣고 부랴부랴 글을 좀 다듬었습니다. 너무 투박했던 듯해서...


■ 나의 오래된 친구, 연인인가? 뉴EF소나타와 스포티지...

저에게는 오랜 시간을 함께 한 자동차가 두 대가 있습니다.
그중에 하나는 그나마 신형(?)이라고 할 수 있는 뉴EF 소나타(이하 소나타)이고,
다른 하나는 그보다 이전에 나왔던 스포티지 그랜드(이하 스포티지) 모델입니다.


저희 아이들은 통상 아빠차, 엄마차라고 부르지만,
엄연히 저의 이름으로 등록되어 있는 저의 애마들입니다.
추호도 마누라에게 맡길 생각은 애초부터 없었습니다.


강아지나 고양이같은 애완동물, 반려동물을 키우시는 분들 주변에 참 많은데요.
그분들이 그러하듯이 저도 역시 항상 이 친구들을 키운다고 생각합니다.
끊임없이 사랑을 나눠주고, 관심을 줘야 
자잘한 병치레없이 아픈곳 없이 잘 커주듯이
저는 저의 두 친구들에게도 똑같이 그렇게 한답니다.

<어머니를 모시고 어머니 고향을 방문하다.>

어머니의 고향이 충청도 깊은 산골입니다.
제 소나타가지고는 사실 좀 어렵지만, 역시 스포티지가 있어 산길을 겁내지 않을 수 가 있었지요.



■ 엄마가 좋아? 아빠가 좋아? 

확실하진 않지만 대부분의 남자분들은 분명 공감하실텐데요.
여성은 차를 부리는 대상으로 생각하고 차를 운전하며, 남성은 차와 한몸이라는 생각으로 운전을 한다고들 한는데요.
그래서 남성들은 보다 과격한 드라이브를 일삼는 행위(?)도 한 번씩 하지요.

저의 이 친구들과의 만남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제가 첫 주인이 아닌, 저 말고도 옛 주인이 있었다는 점입니다.
소나타는 잘아는 지인에게 1년 정도 되었을 때 분양을 받았고,
스포티지는 300키로미터나 떨어진 곳까지 직접 찾아가서 데리고 온 친구입니다.
어쩌면 그래서 더욱 더 애착이 많이 가는지도 모르겠습니다.

<경남 사천에 있는 비토섬 - 토끼와 거북이의 배경이 되었다고 하는...>

소나타는 출생년도(?)가 2002년이고,
스포티지는 출생년도가 그 보다 빠른 1999년 정도인걸로 기억하니 당연히 형님이죠?
하지만 10년이 다 되어가는 소나타도,
그리고 10년이 훌쩍 넘어버린 스포티지도 여전히 잘 있었습니다만,
공교롭게도 최근에 이 두 친구 이런 저런 자잘한 병치레(?)를 하기 시작하는 군요.

<눈내리던 덕유산 향적봉 등산에서 첫째>

나름대로 사랑도 주고, 관리도 했다고 생각하지만
아무래도 나이와 주행거리를 무시할 수는 없는 모양입니다.
한 친구는 정확하게 30만키로를 넘어섰고,
나머지 스포티지는 현재로 30만을 넘어섰으니 얼마나 더 되었을지는 사실 잘 모르겠습니다.




■ 열손가락 깨물어서 더 아픈 손가락이 있다?

소나타는 장거리를 많이 다니는 제가 주로 이용하였고,
스포티지는 출퇴근용으로 집사람이 이용을 하였는데요.
소나타에게는 미안한 일이지만, 저는 늘 스포티지를 좋아합니다.

<낙화함 찾아가던 날..>
지금도 때때로 저의 질주본능에 맞춰 200km/h정도는 그리 어렵지 않게 가뿐하게 받아주고,
어지간하면 순간가속력도 그리 크게 빠지지 않아서
때로 나의 보잘 것 없는 자존심을 위해서 달려주기도 하는,
게다가 어지간한 요철 정도는 가볍게 넘어가서 충격도 줄여주는 소나타도 좋지만...

<녹차로 유명한 섬진강이 있는 하동...>

전후좌우 할것 없이 여기저기 긁히고,
심하게 찌그러지기도 해서 움푹 패인 철판에는 녹마저 군데군데 슬어있고,
조금이라도 패인 도로를 달릴때면 여지없이 그대로 아픔을 그 아픔을 전달하는 스포티지...

어쩌다 본넷이라도 들어보면
오래된 엄마집 오래된 개처럼 연식을 가늠하게 하는
촌놈같은 스포티지가 저는 훨씬 더 좋습니다.

<태풍이 오고 있다는 날에도 스포티지가 있어 바다낚시를 가다...낙지한마리...횡재하던 때>




■ 투박하지만 진실한 친구같은 스포티지... 

스포티지와 함께한 특별한 기억은 참 많지만, 사진으로 남아있는 것이 없다는 걸 오늘에서야 알았습니다.
일출을 보기위해서 찾아간 남해에서 새해를 맞이하는 첫 날도 같이 있었고,
그 다음해는 다시 일출을 보기 위해서 함양의 산길을 헤집고 다녔으며,
남들 다 떠나간 늦은 휴가길,
비 내리는 산청의 한적한 강변에도 같이 있었으며,
때로는 깊은 산길 비포장 도로를 헤집고 다녔습니다.

눈이 펑펑 내리는 무주 산길을 체인도 없이
사륜이라고 위안을 하며 천천히 내려오던 기억이며,
순천만 바닷가의 억새밭에서 빠졌다가도 함께 달렸던 기억이 새롭습니다.

이런 척박한(?) 추억들이 스포티지를 더욱 사랑하게 하나 봅니다.

<그리고 지금의 스포티지...>

하지만 그렇게 함께 했던 기억처럼,
스포티지도 이제 머지않아 쉬게 해주어야 할 것 같습니다.

엔진하부로 엔진오일도 비치는 듯 하더니,
최근에는 엔진소리도 고르지 못하고,
정지했다 출발이라도 할라치면 급발진이라도 할 듯한 기세여서
집사람이 두려워하기도 하고,
살짝 부담스럽기도 하네요.

참, 저는 이번에 지엠대우 윈스톰에서 진행하는 이벤트에 신청을 했었는데 알고들 계세요?

SUV 자동차무상교환 해준대서 찾아간 지엠대우, 알고보니? 2010/04/16 행여나 하는 마음도 있지만,
살짝 구미가 당기기도 합니다. 결국 차를 바꾸기는 해야 할 듯 해서...

스포티지도 사랑하지만, 결국 집사람에게 견줄 수 있겠습니까?
어디 스포티지를 대신할 싸고 좋은 SUV 추천 좀 하실 분 안계신가요?
아님, 좀 싸게 분양이나 무상증여라도...ㅎㅎㅎ

저는 지금도 장거리 운전을 끝내고 나면
흔히들 '다시방'이라고 하는 운전대 윗 플라스틱 부분이나
또는 바깥에서 본넷을 두어번 두드려 주면서 이렇게 말을 합니다.

"수고했다!"

정말 정이 물씬 묻어나는 말투라는 건 고백하지만,
옆에서 지켜보는 와이프의 눈초리가 여전히 뜨아~ 해 합니다...
개나 고양이만 귀여운 법 있나요?
저는 제 차들이 더 귀여운걸요.

스포티지야 너도 그동안 정말 수고 많았다~
조만간 편히 쉬게 해줄께. 조금만 기다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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